[아일랜드] 클리프 모허 (Cliffs of Moher)
파도가 철썩 하고, 절벽을 때린다. 클리프 모허.
전에 한 번 이용했던 여행사 패디웨곤(Paddywagon)을 통해 클리프 모허를 다녀왔습니다.
아일랜드에서 손에 꼽는 명소로 알려진 곳이에요.
꽤 볼 만한 곳이지만,
가슴을 탁 트이게 할 정도의 감동은 받지 못했습니다.
날씨가 아주 화창했던 걸 고려하면, 그냥 그런 곳이죠.
아일랜드는 햇빛만 비추면 어디든 멋지니까요.^^;
이름을 날릴 대로 날린 이곳은 관광지답게 길도 참 깔끔하게 잘 나 있습니다.
한 바퀴 휙~ 돌아보는데 한 시간이면 충분했어요.
이런 데는 돗자리 들고와서 갈매기를 벗 삼아 바다와 술잔을 기울이러 와야 되는데 말이죠.
눈인사나 한번 하고 지나간다면 대화를 나누기 어렵잖아요?
그럼에도 사람들은 커다란 버스를 타고 이곳을 구경하러 옵니다.
저도 관광객답게 인증사진을 찍었어요.
다음에 와서 돗자리 깔기엔 이 자리가 딱 좋겠다는 생각입니다.
경치가 꽤 멋지죠?
아일랜드는 섬나라니 어느 쪽으로 가든지 바다 구경하기는 쉽습니다.
그런데 가까운 바다 두고 굳이 여기까지 구경을 오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어요.
그러고 보면 제가 한국에서 살던 곳은 서해가 코 앞인데,
동해나 남해로 떠날 때가 잦았던 기억이네요.
아무래도 클리프 모허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나 봅니다.
경치 말고도, 이곳의 이름이 날리는 이유가 또 하나 있어요.
아일랜드의 자살 명소로 유명합니다.
“클리프 모허 다녀왔음!”이라고 말했을 때,
“죽지 않았네?”라고 되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예요.
죽으려고 작정하고 간 게 아니라도,
저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만도 합니다.
바다잖아요?
그러니 바다에 익숙하지 않다면,
우선 해수욕장에 가서 소금물부터 실컷 마시고 가는 게 목숨을 살리는 길입니다.
클리프 모허를 들르고 돌아오는 길에 관광버스가 고인돌 앞에 멈추었습니다.
고인돌이 귀엽더라고요.
집 근처 강화도에서 워낙 커다란 돌땡이를 가져다 놓은 걸 봐서 그런가 봐요.
제가 보기엔 고인돌 주변에 깔린 돌이 더 멋졌습니다.
바위 사이사이로 풀이 자라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.
클리프 모허.
코크에서 부담 없이 당일 여행으로 다녀올 만한 코스입니다.